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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연재> 라보엠의 손으로 책읽기⑭ -『아들과 연인』D.H.로런스
박수진(guittagi)
2011-02-18 2045
아들과 연인1.jpg


그녀 자신의 삶은 전혀 없었고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바쁘게 청소하고 요리하고
아이들을 돌보고 바느질하고 그러면서 자기 자신의 삶은 제쳐 두어야만,
말하자면 자신의 삶을 아이들이라는 은행에 맡겨 놓아야만 했다.
그녀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기다렸다.
그리고 아이들이 커서 무엇이 될지 그들의 미래를 꿈꾸며
자기 자신은 뒤에서 그들을 밀어주는 원동력으로 남아 있었다.
그렇게 살아가는 동안 아이들이 성장했다.
…
그녀는 더 이상 혼자 고통을 겪지 않았다.
아이들이 그녀와 함께 고통을 겪었다.
 
                   -데이비드 허버트 로런스, 『아들과 연인』 中에서




<고통도 유산으로 물려 줄 수 있을까?> D.H. Lawrence, Sons and Lovers 
부부간의 사랑은 너무나 쉽게 증발되어 버렸고
증오와 미움, 잦은 다툼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서로의 감정을 할퀴고 서로에게 점차 냉담해지던 사이, 아이들이 하나 둘씩 태어났다.
어머니는 오로지 자식들에게 온 신경과 사랑과 기대를 쏟았고
동시에 아이들은 그녀가 품고 있는 상처와 슬픔까지도 먹고 자랐다.
보석 같은 아들들이자 그녀에게는 누구도 되어주지 못했던 사랑스런 연인들이었던 남자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온전하고 완전한 행복감으로 이어지는 사랑을 몰랐다.
지나친 감정은, 그것이 사랑이라 불리는 것일지라도,
또 다른 하나의 고통과 정신적 불구를 낳는 셈이었다.
그리고 부모의 반쪽, 아니 단지 가정의 생계를 지고 있는‘사람’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아버지의 자리는 환영 받지 못한 채 구석으로 밀려났고,
그의 자취에는 검은 석탄 가루가 그의 슬픔처럼 늘 번져 있었다.
두 사람의 아픔과 상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이상 피를 흘리지는 않았지만
또렷고 뒤틀린 흉터를 남겼다. 이것이 모렐 부부의 유일한 공통점이 아니었을까.
 

본 연재는 열린책들 카페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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