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도 유산으로 물려 줄 수 있을까?> D.H. Lawrence, Sons and Lovers
부부간의 사랑은 너무나 쉽게 증발되어 버렸고
증오와 미움, 잦은 다툼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서로의 감정을 할퀴고 서로에게 점차 냉담해지던 사이, 아이들이 하나 둘씩 태어났다.
어머니는 오로지 자식들에게 온 신경과 사랑과 기대를 쏟았고
동시에 아이들은 그녀가 품고 있는 상처와 슬픔까지도 먹고 자랐다.
보석 같은 아들들이자 그녀에게는 누구도 되어주지 못했던 사랑스런 연인들이었던 남자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온전하고 완전한 행복감으로 이어지는 사랑을 몰랐다.
지나친 감정은, 그것이 사랑이라 불리는 것일지라도,
또 다른 하나의 고통과 정신적 불구를 낳는 셈이었다.
그리고 부모의 반쪽, 아니 단지 가정의 생계를 지고 있는‘사람’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아버지의 자리는 환영 받지 못한 채 구석으로 밀려났고,
그의 자취에는 검은 석탄 가루가 그의 슬픔처럼 늘 번져 있었다.
두 사람의 아픔과 상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이상 피를 흘리지는 않았지만
또렷고 뒤틀린 흉터를 남겼다. 이것이 모렐 부부의 유일한 공통점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