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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연재> 라보엠의 손으로 책읽기⑯- Sons and Lovers
박수진(guittagi)
2011-03-05 2034
Sons and Lovers L.jpg



그녀는 그를 열렬히 사랑했다.
그녀는 두 손으로 그의 옆구리를 쓰다듬고 싶었다.
그녀는 그가 자기를 원하지 않는 한 언제나 그를 껴안고 싶었다.
……그녀의 위안과 삶은 모두 내세에 있는 듯이 보였다.
……그녀에게는 자기를 희생했다는 고통스러운 감미로움이 남았으며
그에게는 또 다시 실패했다는 증오심과 비참함이 남았다!
 
 
그녀는 거기에 있었지만 그 무엇……
그녀 자신도 실체를 모르는 그 무엇,
그녀가 미칠 정도로 소유하고 싶어하는
그 무엇을 완전히 손아귀에 넣지는 못했던 것이다.
 
 
도시 너머에는 시골이 펼쳐져 있고 더 많은 도시가 들어설
가물가물한 작은 점들이 보이고……
바다가 보이고……
밤이 보이고……
계속해서 그렇게 멀리멀리 펼쳐져 있었다!
그런데 그 안에 그가 설 자리는 없었다.
어떤 자리에 있거나 간에 그곳에 그는 혼자 서 있는 것이었다.
그의 가슴에서 그의 입에서 끝없이 공간이 쏟아져 나왔고
그 공간이 그의 뒤에 그리고 도처에 펼쳐져 있었다.
-D. H. 로런스, 『아들과 연인』 중에서
 
 
 
사랑은 육체적 소유와 정신적 도피의 론도, 『아들과 연인』
로런스의 이 소설은 그의 애정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한다.
어느 미성숙한 청년이 고뇌를 뚫고 온전히 홀로서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기에
이 소설은 섬세하고 밀도 있는 심리묘사로 나를 취하게 했다.
작가 자신을 투영시킨 폴이라는 인물이 그토록 찾으려 했던 사랑은
몸과 영혼이 어느 하나 치우치지 않고 함께, 동시에 충만해지는 상태였다.
순수하고 성스러우면서도 격렬한 그 무엇이었다.
그러했기에 영혼을 상징하는 미리엄과 육체의 표상인 클라라 두 사람 모두
폴의 이상을 채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에게 있어 사랑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에게 구속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에게 사랑은 어떤 균형이 아니었을까?
그 균형을 딛고 일어서면 삶은 기쁨과 행복으로 충만하고 완전한 나날을 보낼 수 있는,
지지대로서 삶의 정수로서 사랑을 추구한 것 같았다.
사랑이라는 얼굴의 집착과 소유 그리고 그것이 빚어낸 불만족으로부터 벗어나려는 폴의 몸부림에
혼란스럽고 가슴이 시큰거려 나는 여러 차례 책을 덮었다.
폴을 통해 내가 가지고 있는 면모를 확인하는 것은 꽤나 괴로운 시간들이었기에.
인물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고통 받을 때
읽는 사람의 가슴도 할퀴였고 생채기가 피어났기에 중간중간에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마침내 이 슬픈 론도에서 헤어나오면서 나는 안도감이 들었고, 동시에
로런스의 문학을 관통하는‘사랑’이라는 주제는 쉽게 정의를 내리거나
단순하고 사소한 감정으로 치부할 수 없는 것임을 크게 깨달았다.
막연한 감상이 아니라 사랑이 내포한 실체를,
그 여러 얼굴을 마주하고 싶다면 로런스의 작품들은 꼭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온전하고 충만한’사랑을 이어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한 사람이 적어내려간
살아 있는 기록들이기 때문이다.
 

+ 『아들과 연인』을 읽으며 그의 시집을 꺼내 들추다가 그들의 사랑과 닮은 시 한 편을
발견했다.
 

A WINTER’S TALE
Yesterday the fields were only grey with scattered snow,
And now the longest grass-leaves hardly emerge;
Yet her deep footsteps mark the snow, and go
On towards the pines at the hill’s white verge.
 
I cannot see her, since the mist’s pale scarf
Obscures the dark wood and the dull orange sky;
But she’s waiting, I know, impatient and cold, half
Sobs struggling into her frosty sigh.
 
Why does she come so promptly, when she must know
She’s only the nearer to the inevitable farewell?
The hill is steep, on the snow my steps are slow-
Why does she come, when she knows what I have to t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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