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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연재> 라보엠의 손으로 책읽기⑰- 『프랑켄슈타인』, 메리 W. 셸리
박수진(guittagi)
2011-03-10 2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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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인간의 동정을 구했을 때 그것은 선에 대한 사랑, 내 존재에 넘쳐흐르던 행복과 애정, 내가 같이 나누고 싶던 감정이었소. 하지만 나에게 이제 그 선이란 그림자가 되어 버렸고, 행복과 애정은 씁쓸하고 지긋지긋한 절망으로 변해 버렸는데, 내가 어디에서 동정을 구하겠소?
 
……내가 저지른 무서운 죄악들을 돌이킬 때면, 한때 아름답고 기품 있는 선행을 꿈꾸며 숭고한 것만을 생각했던 옛날의 나와 지금의 내가 똑 같은 존재라는 것이 믿기지 않소. 하지만 현실은 그렇다오. 타락한 천사는 사악한 악마가 되는 법이니까. 그러나 신과 인간의 적인 악마에게조차 쓸쓸함을 나눌 친구가 있지만 나는 철저하게 혼자요.
                                      -메리 W. 셸리, 『프랑켄슈타인』중에서





결국 자신의 피조물을 인정하지 못했던 창조주
‘괴물’이 등장하는 이야기 중 『프랑켄슈타인』만큼 여러 번 재탄생된 소재가 또 있을까?
원작 자체는 이미 여러 편의 영화로 만들어졌고, 소설 속에서 탄생 직전까지 갔던
프랑켄슈타인의 신부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팀 버튼은 동화적인 상상을 더해 <가위손>을 만들었으며
20세기 프랑켄슈타인의 창조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도 이 소설에 뿌리를 내린 영화이다.
그리고 현재는 영국 내셔널 씨어터의 <프랑켄슈타인>이 전회 매진으로 이어질 만큼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1800년대 초에 쓰인 이 이야기가 21세기를 사는 사람들을 여전히 매료시키고 있다.
‘프랑켄슈타인’ 이라는 이름 자체가 주는 기괴함이 괴물의 외양과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을까,
몇 년 전만해도 나는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들어낸 괴물의 이름이 프랑켄슈타인인줄 알고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이디스 워튼의 『암초』에서도 이와 같은 착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메리 W. 셸리의 소설을 읽고 난 지금 이러한 실수는 대단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야기의 어느 시점부터는 창조주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그의 피조물을 분간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시몬느 드 보봐르의 말을 살짝 변용하자면,
괴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괴물이 되어간다On ne naît pas monstre, on le devient
라는 표현이야 말로 이 피조물의 변모를 대변해준다. 
자신의 창조자로부터 ‘괴물’, ‘악마’로 불리는 피조물은
단순히 악하기만 한 괴물이 아니었기에 그가 품고 있는 광기도,
그가 행한 모든 폭력도 연민을 불러 일으켰다.
 
나는 당신의 아담이어야 했건만 타락한 천사가 되었고,
당신은 아무 잘못도 없는 나를 기쁨에서 몰아내었소.
세상 모든 곳에 기쁨이 가득하지만
나만 혼자 영원히 기쁨을 맛보지 못하게 몰아냈단 말이오.
나도 인정 많고 착했지만, 불행이 나를 악마로 만든 것이오.
날 행복하게 해주시오.
그러면 다시 선해지리다. 
                           - 『프랑켄슈타인』중에서
 
언제나 아버지와 자식의 대면은 불가피하다.
자신을 만든 아버지를 찾아와 이렇게 애원하는 자에게 어떻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괴물을 향한 이 감정은 존 밀턴의『실낙원』을 읽으면서 사탄에게 갖는 연민과 많이 비슷했다.
인정받고 싶었던 욕심.
그리도 쉽게 용납될 수 없는 요구였을까, 심적 구원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적 오만함과 광기로 생명을 만들어, 생명윤리를 저버린 행위 보다
자신의 피조물이 저지른 비도덕적 만행을 더 용납할 수 없었던 창조주도 안타깝고
끝내 창조주로부터 인격체로서 인정을 받을 수 없었던 피조물의 처지도 가엾다.
가족과 주변사람들을 피해 번민으로 시달리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과학자도,
함께 할 이가 없어 소외 속에서 지냈던 생명체도…
모두 지독히도 외로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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