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 바로 뒤에 읽었던 『천로역정』 때문인지,
아니면 워낙 강렬한 인력을 가지고 있는 작품인 때문인지 『권력과 영광』은 저를 쉽사리 놓아주지 않더군요.
게다가 이 소설에서 중요한 부분인 사제의 딸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지 못한 일이 망령이 되어
저를 따라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한 장 쓱싹쓱싹 했습니다.
이 스케치는 제가 위스키 사제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입니다.
그가 팔 벌려 다가가면 냉담한 얼굴로 응시하던, 상처로 가득한 그 어린 영혼을,
아버지는 마음으로나마 수만 번 껴안았을 테지요.
마음이 아린 구절들입니다.
자신이 지은 죄의 결과물 덕분에 ‘사랑’이 무엇인지,
모든 사람을 긍휼히 여기는 심정이 어떠한 것인지,
또 자신이 섬기는 하느님의 존재란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 진실로 헤아리고
고뇌하게 된 기회를 얻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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