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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연재> 라보엠의 손으로 책읽기 26- 『이토록 긴 편지』, 마리아마 바
박수진(guittagi)
2011-05-13 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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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는 30년의 침묵을, 30년의 박대를 견뎌 왔어.
격렬하게 터져 나온 그 목소리는 빈정거리기도 하고 경멸조를 띠기도 했지.
-마리아마 바, 『이토록 긴 편지』중에서
 
마우도, 인간은 하나야.
위대함과 동물적 본성을 모두 가졌지.
인간의 어떤 몸짓도 순수한 이상이 되지는 못해.
인간의 어떤 몸짓도 순수하게 동물적이지도 않고.
난 당신의 사랑을, 당신의 이름을 버리기로 했어.
오직 자존심이라는 가치 있는 옷만 걸치고서 나는 내 길을 가려고 해.
아듀.
               아이사투
                                          
                         -
마리아마 바, 『이토록 긴 편지』중에서


내가 이미 얘기했지. 내 삶을 다시 만들어 나가는 걸 포기하지 않겠다고.
이 모든 실망과 모욕을 겪고도 내 안에는 희망이 살아 있어.
더럽고 역겨운 부식토에서 초목이 돋아나듯이
내 안에서 새로운 싹이 고개를 내미는 게 느껴져.
행복이라는 말에는 놀라운 무언가가 담겨 있겠지?
난 행복을 찾아 나설 테야.
이토록 긴 편지를 네게 또 써야 할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마리아마 바, 『이토록 긴 편지』중에서

Dear My Africa, -마리아마 바의『이토록 긴 편지』
 
이 작품은 라마툴라이가 하나의 물건처럼 대우받는 여성들의 처지를 진취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일군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글이다. 라마툴라이는‘관습과 전통’에 따라 친구의 아내를, 형제의 아내를 ‘물려 받는’경악할 만한 악습 속에서 고통으로 얼룩진 여성의 삶을 모든 여성들에게 들려준다.
 
이야기 속 화자는 꽤나 온건하고 순응적인 면모를 보이지만, 자신의 비극 속에 침잠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고통의 나날들을 하나하나 수면 위로 끌어내었다. 모질고 치욕스런 삶을 보냈음에도 그녀는 여전히 뜨거운 희망을 끌어 안는다.후세의 딸들이 동등한 관계를 주장하며 당당히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하며 머지않아 여러 폐습을 깨뜨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어머니의 믿음은 굳건하다.
 
이 긴 편지를 쓰고 있는 라마툴라이를 비롯한 아프리카 여성들이 처한 부당한 상황은 
아프리카 대륙이 걸어온 비극적인 역사길과도 통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서양 열강의 힘의 논리 속에서 자유와 풍요로움을 처참하게 잠식당하며 신음해야 했던 아프리카의 운명은, 이곳 여성들이 남성 중심적 사회의 억압 속에서 수십 년동안 침묵하며 지내온 나날과 다르지 않다. 지배와 독립의 갈림길에서 방황해야 했던 시절은 부당한 악습에서 벗어나 자유와 독립을 향한 여성들의 부산스런 움직임과도 너무나 닮았다. 마리아마 바의 짧은 소설이자 이 긴 편지글은 여성의 목소리를 빌려 조국, 아프리카 대륙의 진정한 홀로서기를 열망하고 있는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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