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짙푸른 독약은 그렇게 혈관을 타고 흐르다가……- 셰익스피어의 『오셀로』
비뚤어진 욕망은 그릇된 시기와 질투를 품고 이 두 가지는 더 거대한 몸집의 질투와 겉 잡을 수 없는 분노를 낳는다는 내용을 담은『오셀로 』. 이아고는 천하의 나쁜 놈이고 그의 비열한 계략에 놀아난 오셀로는 어리석어 불쌍하고, 어렸을 적 처음 이 작품을 읽었을 때 내게 남긴 이미지는 이러했다. 누구나 알고 있을 『오셀로』의 뼈대 그대로.
이번에 다시금 만난 이 희곡에서 나는 어떤 새로움을 발견했을까? 억눌린 여성의 주체적 욕망이 내는 목소리를 듣고, 이에 그토록 불안해하고 온갖 힘을 다해 억압하려는, 남성의 왜곡된 순결 이데올로기가 곳곳에 있었다. 그리고 ‘pure evil’한 인간이라고만 한계지었던 이아고의 매력에 눈을 뜨게 된 기회였다. 이 극을 관류하는 질투와 시기의 출발점 격인 이아고라는 인물은 본인밖에 모르는 이기심과 주변 사람들을 자신의 욕망 실현에 이리저리 거침없이 이용한다. 분노에 사로잡혀 저지른 과오보다 욕망 때문에 짓는 죄가 훨씬 나쁜 것이라고는 하지만, 인간성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통찰력과 달변가다운 면모 덕분에 경멸할 수만은 없고, 그래서 쉽사리 잊을 수 없는 인물이 되었다. 그 동안 나는 소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라 분류된 작품들 중에서 『햄릿』과『리어 왕』을 좋아하곤 했는데 머리가 굵어진 지금은 격렬하고 극단적인 심리극으로 치닫는 『오셀로』나『맥베스』가 한층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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