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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2(Depuis l'au-delà)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전미연
열린책들
2019년 05월 30일
견장정 / 328 면
978-89-329-1968-3 04860
프랑스문학 / SF / 판타지 / 추리
14,000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환상적인 모험

한국 독자들이 사랑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소설 『죽음』(전2권)이 전문 번역가 전미연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개미나 고양이, 천사와 신 등 독특한 시선으로 인간 세상을 바라보는 베르베르는 이번에는 떠돌이 영혼의 시점에서 소설을 전개해 나간다.
<누가 날 죽였지?> 소설의 주인공 가브리엘 웰즈는 이런 문장을 떠올리며 눈을 뜬다. 그는 죽음에 관한 장편소설의 출간을 앞두고 있는 인기 추리 작가다. 평소에 작업하는 비스트로로 향하던 그는 갑자기 아무 냄새도 맡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둘러 병원으로 향한다. 그러나 의사는 그를 없는 사람 취급하고, 거울에 모습이 비치지 않을 뿐 아니라, 창문에서 뛰어내려도 이상이 없다. 그는 죽은 것이다.
가브리엘은 자신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살인이라고 확신한다. 머릿속에는 몇몇 용의자가 떠오른다. 다행히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영매 뤼시 필리피니를 만난다. 떠돌이 영혼이 된 가브리엘은 저승에서, 영매 뤼시는 이승에서 각자의 수사를 해나가며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책 속의 책,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이번 작품에는 베르베르의 팬이라면 익숙하게 느껴질 이름이 등장한다. 바로 작중에서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쓴 에드몽 웰즈다. 가브리엘이 소설을 쓰면서 참고한 백과사전 속 내용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프랑스의 매장 풍속에서부터 작가 코넌 도일과 마술사 후디니, 도롱뇽 아홀로틀까지. 긴장감 넘치는 전개 속에서도 백과사전은 이야기의 맥을 끊지 않고 흥미를 더해 준다. 『개미』 때부터 이어져 온 웰즈 가문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작가 자신을 빼닮은 자전적 주인공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주간지 기자로 다양한 기획 기사를 쓰다가 작가로 데뷔. 범죄학, 생물학, 심령술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졌고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던 사람. 장르 문학을 하위 문학으로 취급하는 프랑스의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지만 매년 꾸준한 리듬으로 신간을 발표하여 대중 독자들의 지지를 받는 인기 작가.
이 설명은 『죽음』의 주인공인 가브리엘 웰즈에 대한 것이지만, 베르베르 본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만큼 이 작품은 자전적 요소가 강하다. 가브리엘 웰즈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가장 강력한 공통점은 바로 글쓰기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가브리엘은 <이제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에 안타까워한다. 다양한 인터뷰에서 <글쓰기가 나를 구원한다>라고 말해 왔던 베르베르는 가브리엘의 입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

글쓰기가 나를 구원한다. 이 순간이야말로 내가 진정한 나로서 존재하는 유일한 순간이다. 오직 이 공간에서만큼은 사건을 뒤따라가는 게 아니라, 
내가, 그것들을 창조해 낸다.
― 『죽음』 중에서

또 소설 속 여러 등장인물들은 가브리엘의 작품이 지닌 단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하는데, 그러한 대목에서는 베르베르가 스스로의 장단점을 나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자조적인 유머로 승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베르베르가 제시하는 순문학과 장르 문학의 관계

『죽음』의 흥미로운 요소 중 하나는 프랑스 문학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가브리엘에게 적대적인 평론가 장 무아지는 이 작품의 최고 악역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는 <좋은 문학을 수호해야 한다>라면서 장르 문학 작가들을 배척한다. <좋은 SF 작가는 죽은 작가>라는 막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가브리엘을 이승에서 공격하는 장 무아지와 저승에서 공격하는 알랭 로트브리예는 각각 실존 인물인 얀 무아Yann Moix와 알랭 로브그리예Alain Robbe-Grillet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베르베르는 허세 가득한 평론가와 순문학 작가들을 재치 있게 풍자했다. 장 무아지의 소설 『배꼽』은 베르베르의 지난 소설 『잠』에서 주인공 자크가 불면증을 이기기 위해 일부러 고른 지루하기 짝이 없는 소설로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베르베르는 순문학과 장르 문학을 대립 구도로만 남겨 놓지 않는다. <그 자체로 나쁜 문학 장르가 있는 게 아니라, 장르마다 좋은 책과 나쁜 책이 따로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작품의 후반부에 이르러 베르베르는 모든 작가는 독서 인구 전체의 증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어느 한쪽의 우위가 아닌 화합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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