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96년 <정신분석>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소개함으로 정신분석학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지금 1996년 정신분석학 정립 100주년을 맞이해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인간 정신의 탐구자이다. 그는 현대 사상에 코페르니쿠스적인 대전환을 가져온 위대한 사상가로서 무의식 세계를 개척하여 아인슈타인과 더불어 20세기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고 있다.

1856년 오스트리아의 모라비아에서 태어난 프로이트는 신경 해부학, 신경 생리학 분야에서 놀라운 업적을 쌓으면서 그의 연구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는 점점 인간의 심리에 관심을 기울여 10여 년 동안 임상 연구를 한 결과 정신분석학이라는 학문을 탄생시켰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신경증 환자들의 정신을 탐구하면서 그들을 치료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곧 정신분석학은 건강하건 병들었건 관계없이 정신 전반에 관한 지식을 탐구하는 매개 학문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프로이트는 어린 시절의 정상적인 성적 발달 단계를 설명하고, 주로 꿈의 해석에 근거를 두어 인간의 일상적인 생각과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무의식적인 힘들을 발견해 냈다. 그는 인간의 정신을 분석하기 위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도구를 최초로 찾아낸 사람이며 어렵게만 느껴지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이지만, 실제로는 편안하고 뛰어난 문장으로 이름은 날린 문학가이기도 하며 그의 글은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서술되어 있다. 
 

도서출판 열린책들의 프로이트 전집 가운데서 『억압, 증후 그리고 불안』이 발간되었다. 정신분석학 정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전20권으로 기획된 프로이트 전집은 우리 나라에 이미 발간되어 있는 『꿈의 해석』, 『히스테리 연구』, 『토템과 타부』는 물론, 아직 한 번도 소개된 일이 없는 프로이트의 여러 저작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전집에는 프로이트의 개인 서신이나, <정신분석>이라는 용어가 채 구상되기 이전의 글, 전문 치료가들을 위한 치료 기법에 관한 글 등을 제외한 프로이트의 모든 저술들이 실려 있어 진정한 프로이트 전집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억압, 증후 그리고 불안』에 대하여
이 책은 정신분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신병리학적인 여러 증상의 원인과 료에 대하여 다루고 있으며 신경쇠약증에서 <불안신경증>이라는 특별한 증후군을 분리시키는 근거에 관하여/신경증의 병인에서 성욕이 작용하는 부분에 대한 나의 견해/히스테리 성 환상과 양성소질의 관계/히스테리 발작에 관하여 시작의 심인성 장애에 관한 정신분석적 견해/신경증 발병의 유형들/강박신경증에 잘 걸리는 기질/정신분석 이론에 반하는 편집증 사례/<매맞는 아이>/질투, 편집증, 동성에의 몇 가지 신경증적 메커니즘/신경증과 정신증/신경증과 정신증에서 현실감의 상실/억압, 증후 그리고 불안 등 13편의 논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경쇠약증에서 <불안신경증>……」는 프로이트가 심리적 사실들을 신경학적 용어로 설명하려고 애쓰고 있을 무렵의 저술로, 무의식이라는 정신 과정을 아직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으며 신체적 성흥분과 심리적 욕구를 별개의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신경증의 병인에서 성욕이 작용……」는 프로이트가 처음으로 히스테리의 외상성 병인에 대한 믿음을 철회하고 환상의 중요성을 주장한 논문이며 그의 견해가 어떻게 발달해 왔는지 요약하고 있다. 「히스테리 성 환상과 양성소질의 관계」는 히스테리 증상의 근거로 중요한 환상과 그 관계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히스테리 발작에 관하여」는 「히스테리 연구의 심리기전에 대하여」에서 논의한 바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그 논문의 개요라고 할 수도 있다. 이후 프로이트는 「도스또예프스끼와 아버지 살해」라는 논문에서 이 주제를 다시 다루고 있다. 「시각의 심인성 장애……」는 프로이트의 친구이자 저명한 안과 의사인 레오폴드 쾨니히슈타인의 학술 기념 논문집에 기고하기 위하여 씌어졌으며 프로이트 <자아 본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자기 보존 본능과 동일시하고 억압 기능의 중요한 부분을 그 본능에 귀속시킨 최초의 논문이다. 「신경증 발병의 유형들」에서는 신경증 촉진의 원인들을 분류하고 자기 좌절에 의하여 발병하는 신경증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강박신경증에……」는 신경증의 병인이 된 외상과 리비도의 전성기기 조직화에 대하여 논하고 있으며 성발달과 구성 본능의 규칙적인 관계들을 밝히고 잇다. 「정신분석 이론에 반하는……」는 편집증과 동성애적인 행위 사이의 관계를 규명하고 있으며, 「매맞는 아이」는 특별한 종류의 성도착을 상세히 다룬 임상 연구로 마조히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질투, 편집증, 동성애……」에서는 세 가지 정신적 증세에서 드러나는 신경증 기제를 하나씩 밝히고 있다. 「신경증과 정신증」은 신경증과 정신증 사이의 유전적 차이에 대하여 논하고 있으며 「……현실감의 상실」은 그 논의를 계속하여 확장시키고 수정한다. 「억압, 증후 그리고 불안」은 주로 <불안>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는 저술로 프로이트의 <불안>에 대한 견해를 망라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오토 랑크는 1924년 발행된 『출생의 외상』에서 프로이트의 견해를 수용하였고 더 나아가 모든 불안 발작이 출생의 충격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견해를 펼쳤으나 프로이트는 이 견해를 반박하고 그 동안 발전시켜 왔던 <불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리하여 발표하게 된 것이 바로 이 글이다.

정신의학의 한 분야인 정신병리학은 신체 병리학에 대응하여 정신 장애의 원인과 분질을 과학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함으로 정신 질환의 본질을 밝히고자 하는 학문이다. 이 책은 프로이트의 자유 연상을 이용한 정신분석을 통해 무의식의 성질을 밝혀 내며 억압된 정신 세계를 의식으로 끌어 올려 정상적인 정신 세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약동적인 정신의학의 기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