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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슬픔(Tristesse de la terre)
에리크 뷔야르(Éric Vuillard)
이재룡
열린책들
2020년 02월 20일
견장정 / 176 면
978-89-329-2004-7 03860
프랑스문학 / 역사소설 / 세계사 / 서부개척시대
12,800
 
 
 

 
서부 개척 시대를 다룬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 『대지의 슬픔』 출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공쿠르상 수상 작가 에리크 뷔야르가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쓴 『대지의 슬픔』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뷔야르는 150페이지의 짧은 소설 『그날의 비밀』로 2017년 공쿠르상을 받아 단숨에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대지의 슬픔』은 그 이전인 2014년에 발표되었으며 프랑스에서만 4만 부 이상 판매된 작품이다. 『그날의 비밀』을 옮긴 바 있는 불문학자 이재룡 교수가 이번에도 번역을 맡았다.
1890년대 미국을 무대로 한 『대지의 슬픔』은 12개의 짤막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야기의 중심인물은 유명한 총잡이이자 쇼맨이었던 버펄로 빌(Buffalo Bill, 본명은 윌리엄 프레더릭 코디William Frederick Cody, 1846~1917)이다. 버펄로 빌이 흥행사 존 버크와 함께 만들었던 공연 <와일드 웨스트 쇼Wild West Show>는 진짜 인디언을 출연시켜 당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하루에 수만 명의 관객을 모으고, 미국을 넘어 유럽까지 진출했던 와일드 웨스트 쇼를 통해 뷔야르는 서부 개척 시대 인디언들의 수난사와 초창기 쇼 비즈니스의 모습을 날카롭게 포착해 낸다. 특히 각 장의 맨 앞에는 사진이 한 장씩 나오는데, 오래된 흑백 사진 속에서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에리크 뷔야르의 역사 다시 읽기, 역사 다시 쓰기

뷔야르는 자신의 작품을 <소설roman>이라 부르지 않고 <이야기récit>라 부르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스페인 정복자들을 다룬 『콩키스타도르』(2009), 1차 대전을 다룬 『서쪽의 전투』(2012), 식민지와 노예제를 소재로 한 『콩고』(2012), 서부 개척 시대를 다룬 『대지의 슬픔』(2014), 프랑스 혁명이 배경인 『7월 14일』(2016), 2차 대전 전야를 배경으로 한 『그날의 비밀』(2017), 종교 개혁 당시의 이야기인 『가난한 사람들의 전쟁』(2019)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그의 관심사는 공식 역사의 조명을 받은 주연들보다는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무수한 조연들이다.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얼핏 사소해 보이기까지 하는 사건들을 다루지만 뷔야르 특유의 블랙 유머로 버무린 장면들은 생생하게 살아나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한순간이라도 이 모든 것이 먼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 것

서부 개척 시대의 사건들은 먼 옛날, 먼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느끼기 쉽지만 놀랍게도 와일드 웨스트 쇼 관객들의 모습은 지금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스펙터클에 환호하고, 진짜 같은 폭력에 열광한다. 공연이 끝나면 인디언 수공예품 가게에 들러 머천다이징 상품을 구경한다. 인디언들의 수난에서 파생된 상품을 말이다. 뷔야르는 흔히 리얼리티 쇼는 잔인하고 소비적인 대중오락의 최종 진화형이라고 여겨지지만, 그렇지 않으며 오히려 리얼리티 쇼는 대중오락의 탄생과 함께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인디언들만이 쇼 비즈니스라는 거대한 기계에 잡아 먹힌 것은 아니었다. 쇼 비즈니스로 성공한 버펄로 빌 자신조차 그 기계에 소모되고 말았다. 버펄로 빌이라는 인물 자체가 <보여 주기 위한> 마케팅의 산물이었고, 그는 평생 우울증에 시달렸다. 와일드 웨스트 쇼와 버펄로 빌의 이야기는 매일같이 스펙터클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현대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 중 그 누구도 이 문제에서 고개를 돌리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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