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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테러범(Les Plastiqueurs)
도로테 무아장(Dorothée Moisan)
최린
열린책들
2023년 11월 15일
연장정 / 400 면
978-89-329-2384-0 03330
정치사회 / 사회문제 / 환경·생태문제 / 교양 인문
25,000
 
 
 

 
플라스틱 비즈니스의 기만적 영업 전략을 
치밀하게 조사해 밝힌 환경·산업 르포르타주

환경 파괴와 기후 위기 경고에도 성장을 멈추지 않는 플라스틱 산업계, 그들의 기만적 행태를 고발하는 책 『플라스틱 테러범』이 출간되었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플라스틱 생산 과정에서 오염 물질이 배출되고, 그렇게 생산된 플라스틱 제품도 다양한 독성을 지닌다는 사실 또한 거듭된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그럼에도 플라스틱 비즈니스는 위축되기는커녕 그 성장세를 나날이 키워 간다. 
이 책 저자이자 기후·환경 전문 저널리스트인 도로테 무아장은, 글로벌 플라스틱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기업들을 <플라스틱 테러범>으로 명명하며, 그들이 구축해 온 플라스틱 유토피아의 민낯을 고발한다. 업계의 기만적인 프로파간다 전략을 분석함으로써, 플라스틱 유관 산업계가 어떻게 비난의 화살을 피하는지, 또 어떻게 그 위기를 기회로 뒤바꿔 놓는지 살핀다.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 폐기의 과정 속에서 생산 종사자, 소비자, 환경에 미칠 해악을 꼼꼼히 따져 보고, 서구의 폐기물이 비서구로 이전되며 발생하는 불평등한 폐해 등도 꼬집는다. 아울러, 플라스틱 사용 저감을 위해 힘쓰는 시민, 비정부기구, 규제 당국의 저항과 제안, 실험도 소개한다. 
(* 기후·환경 위기 대응에 동참하고자, 이 책은 친환경 인증 용지에 콩기름 잉크로 인쇄했습니다.)

플라스틱 테러범들: 글로벌 화학 기업과 거대 소비재 브랜드

저자는 플라스틱 산업계의 무비판적 성장을 떠받쳐 온 주역으로 두 그룹을 지목한다. 첫째는 플라스틱 원료나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글로벌 화학 업체들로, 이네오스, 엑손모빌, 토탈, 듀폰, 바스프 등이다. 주로 소비재 기업을 대상으로 플라스틱을 공급하는 터라 대중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들이 바로 플라스틱 세계의 토대를 다지는 제1의 주역이다. 이 업체들을 필두로,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업계가 만들어 내는 플라스틱의 총량은 한 해 4억 5000만 톤. 지구상 인구의 몸무게 총합과 맞먹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이 해마다 생산되는 것이다. 이 플라스틱들은 사용 직후 쓰레기로 전락하는데, 그중 재활용되는 비율은 10퍼센트 미만이고 나머지는 소각되거나 땅에 묻히거나 바다로 흘러든다. 
플라스틱 유토피아의 두 번째 주역은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로, 코카콜라, 펩시코, 네슬레, 유니레버 등이다. 갖가지 생활용품을 플라스틱 포장재에 담아 판매하는 이들은, 일상 영역과 맞닿아 있어 대중에게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례로, 코카콜라는 분당 20만 병의 음료를 판매해 전 세계 기업 중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유통하는데, 이는 플라스틱 쓰레기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이란 뜻이다. 코카콜라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용기에 재활용 소재를 25퍼센트 이상 사용하겠다고 했으나, 2020년 말 기준으로 10퍼센트 비율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한편 2020년에 한 비정부기구에서 코카콜라, 네슬레, 펩시코, 유니레버가 시중에 내보낸 포장재를 수거해 중국, 인도,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 6개국의 야외에서 소각하고 그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해 보니, 이들 기업이 배출한 온실가스 양이 46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었다. 이는 영국에서 자동차 200만 대가 배출하는 매연에 해당한다. 

재활용과 분리배출, 그 기막힌 눈속임

이들 산업계는 빗발치는 비판과 견제 속에서, 대체 어떻게 그토록 많은 플라스틱을 생산해 왔고, 또 어떻게 그 생산량을 늘려 가는 것일까. 비결은 바로 기만적인 프로파간다이다.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문제 해결 비전을 여럿 제시해 왔다. 그중 대표적인 게 재활용 플라스틱이다. 배출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최대한 수거하여 (화학적) 재활용을 함으로써 환경 오염을 줄이고 자원의 선순환을 도모하겠다는 것. 하지만 재활용률은 앞서 언급했듯 10퍼센트 미만이다. 실제로 재활용되어 새 생명을 얻은 플라스틱도 순수한 재활용품이라고 보기 어렵다. 재활용 공정에서 순도를 높이고자 새 플라스틱을 혼합하는 까닭에, 결과적으로 새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의 양이 그만큼 늘어나는 셈. 게다가 재활용 과정에서 첨가제가 들어가는데 어떤 것들이 투여되는지 외부에서 알기 어려울 뿐더러, 인체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성분을 포함한 물질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런 상황을 알 리 없는 대중은 산업계가 선전한 <대책>을 믿고 착시에 빠진다. 그런 <노력>을 통해 플라스틱 문제가 점차 해결되리라는 믿음, 그리고 업계가 보기보다 양심적인 것 같다는 <착각> 속에서, 대중은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잠시 잊는다. 실제로 문제가 해결되고 있는 것 같다고 안심한 대중은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상품을 걱정 없이 구입하고, <불성실한 시민>이 되지 않으려 포장재를 정성껏 분리해 수거함으로 가져간다. 그렇게 폐기물 처리의 책임은 슬그머니 소비자에게 떠넘겨지고, 기업들은 매일 전 세계 수십억 시민에게 플라스틱으로 겹겹이 포장한 상품을 팔아 막대한 이윤을 남긴다. 이로써 플라스틱 비즈니스는 나날이 성장하고, 저들만의 플라스틱 유토피아는 더욱 공고해진다. 성실한 시민들의 노력은 헌신짝처럼 버려지고, 그렇게 지구는 더욱 병들어 갈 따름이다.

진짜 문제는 <플라스틱 산업의 지속>, 그 자체다! 

1907년 최초의 완전 합성 플라스틱인 베이클라이트가 개발된 후, 우리는 100여 년간 말 그대로 플라스틱 시대를 살아 왔다. 합성수지의 가소성(plasticity)을 이용해 필요한 건 뭐든 만들어 온 플라스틱 세계. 철학자 롤랑 바르트조차 <마법 같은 재료>라 평했던 플라스틱은, 물질에 대한 욕망을 한껏 충족해 주며 현대인의 사랑을 받았다. 도깨비 방망이처럼 거침없는 생산력으로 인류에게 <편리>를 선사해 온 플라스틱은, 그러나 이제 지구 환경의 존속을 위협하는 철퇴임이 드러났다. 플라스틱에 대한 애증을 넘어 그것을 완벽히 통제하고, 실효적인 대안을 마련해 탈(脫)플라스틱 세계로 이행해야만 하는 상황. 하지만 일상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우리는, 눈앞에 다가온 위기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비즈니스의 지속을 눈감아 주고 있다. 
산업계가 펼쳐 보인 <플라스틱 유토피아>가 사실은 <디스토피아>였음이 드러나고 있는 오늘, 우리가 진짜로 주목해야 하는 지점은 어디일까.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고, 페트병의 라벨을 깔끔히 떼어 내고, 소재별로 분류해 배출하고……. 소비자 개개인의 이런 일상 속 실천은 대단히 가치 있는 행동이지만, 오늘의 플라스틱 문제는 사실 그것들로 해소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성실한 시민에겐 죄가 없다. 문제의 근원은 <플라스틱 산업의 지속> 그 자체임을, 그리고 진짜 책임져야 할 주체는 <플라스틱 테러범>들임을 인식해야 한다. 실효성 있는 대안, 과감한 전환을 그 책임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요구해야 한다. 치명적 위험에 눈 감은 채 성장만 고집해 온 플라스틱 산업계와의 싸움은 분명 쉽지 않을 터. 하지만 하루 바삐 그 투쟁의 장으로 나아가야만 함을 『플라스틱 테러범』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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