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로고 열린책들 슬로건
홈 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맵 영문 문의게시판
 
 
 
 
마약 중독과 전쟁의 시대
노르만 올러
도스토옙스키의 철도, 칼, 그림
석영중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23
열린책들 도서목록
 
Home > 열린책들 > 새로 나온 책
새로나온책  
 
블랙 케이크(Black Cake)
샤메인 윌커(Charmaine Wilkerson)
서제인
열린책들
2023년 11월 20일
연장정 / 584 면
978-89-329-2385-7 03840
영미 문학 / 장편소설 / 드라마 원작 소설
18,800
 
 
 

 
디즈니+ 드라마 원작 소설
『뉴욕 타임스』 화제의 베스트셀러 
버락 오바마가 꼽은 올해의 책

데뷔작으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오프라 윈프리가 제작한 동명의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화제의 장편소설 『블랙케이크』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한 여인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조차 털어놓을 수 없었던 오래된 비밀들이 미국과 카리브해, 영국,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서서히 드러나며 뜻밖의 진실을 향해 간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거듭 새롭게 정의해야만 했던 한 여성의 여정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생생하게 펼쳐진다.
가족과 다투고 집을 나간 이후로 서서히 연락이 끊겨 8년째 가족과 왕래가 없던 베니는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오빠 바이런의 연락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다. 엄마는 두 남매에게 손수 만든 블랙케이크와 함께 긴긴 비밀이 담긴 음성 파일 하나를 남기고, 두 남매는 함께 엄마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다. 엄마는 그 끝을 전혀 짐작할 수 없는, 1960년대 카리브해의 한 섬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이야기로 고백을 시작한다. 아주 오래전 그날, 어느 결혼식에서 사채업자이자 불한당인 신랑이 독극물이 든 음료를 마시고 쓰러지고 어린 신부는 그 자리에서 도망친다. 함께 미래를 꿈꾸던 첫사랑을 두고 강제 결혼을 할 뻔했던 어린 신부는 바닷가에 웨딩드레스를 남긴 채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로 사라져 버린다. 사라진 어린 신부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은 지금 이곳에서 이야기를 듣는 두 남매와 상상할 수조차 없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둘은 엄마는 과연 누구였고, 우리는 어떤 비밀 위에 서 있었는지, 내가 알던 진실은 얼마큼이나 진실이었는지를 묻게 된다.

드높은 파도에도 막막한 바다에도 지지 않는
여성들의 힘과 용기, 우정과 사랑의 이야기

<끝이 가까워질 때조차, 그 순간 속에는 언제나 그 여자들을 웃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55면)

긴긴 이야기의 시작에는 두 여자아이가 있다. 커비와 버니, 일명 돌고래와 바다거북. 카리브해의 한 섬에서 항상 붙어 다니는 둘은 함께 수영을 배우며 막막한 바다도 드높은 파도도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들로 자라난다. 거친 바다도 두렵지 않았기에 무엇이든 꿈꾸고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던 둘은 점점 성장하며 여자아이들을 막아서는 벽에 부딪히기 시작한다. 50년 뒤의 베니도 성별, 성 정체성, 인종 정체성이라는 면에서 틀에 들어맞는 사람이 되라는 세상의 압박에 시달린다. 하지만 <자신으로 사는 일>에는 결코 사과하지 않겠다는 베니는 계속되는 좌절과 실망감에도 자신이 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베니의 엄마, 엘리너. 그토록 많은 비밀을 간직했던 엘리너는 중요한 삶의 고비마다 순순히 한계에 굴복할 것을 요구받지만 번번이 그 요구를 물리치고 끝없이 막막한 세상으로 한 팔 한 팔 저으며 나아간다. 친구의 딸을 키워 낸 펄도, 장거리 수영에서 세계적 기록들을 보유한 에타도 마찬가지다. 이 여성들은 포기하는 법이 없다.
이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건 개인의 탁월한 의지와 능력만은 아니다. 서로에 대한 굳건한 우애와 믿음이 이들을 결정적인 순간에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 갈 수 있게 이끌어 준다. 이 소설에는 어디에서나 여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따듯한 부엌의 정경이 있다. 삶이 고단해도, 세상이 하지 말라고 하는 것들에 가로막혀도 그들은 모여 앉아 서로에게 가만히 귀 기울이고 서로를 돕고 함께 음식을 해 먹으며 길을 헤쳐 나간다. 오래전 카리브해에서 커비와 버니가, 커비를 돌봐주던 펄이, 펄과 이어져 있는 지역의 여자들이 그랬다면, 지금은 베니와 베니의 엄마가, 베니와 그 존재를 몰랐던 언니가 그렇게 한다. 그리고 시공을 넘어 그들을 잇는 건 블랙케이크, 다양한 문화가 혼재되고 복잡한 역사의 산물인 블랙케이크다.

블랙케이크처럼 짙고 다채로운 풍미
그 속에서 발견하는 달달한 공감과 격려

<「바다에 대한 두려움보다 바다에 대한 사랑이 더 커야 한대. 헤엄치는 걸 너무 사랑한 나머지 계속 나아가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야 한대.」 어머니는 차창 밖을 내다보았다. 「꼭 인생 같구나, 그치?」>(150면)

블랙케이크는 유럽에서 전파된 조리법을 토대로 세계 각지에서 온 재료들로 만드는, 카리브해 지역의 대표적인 연말 음식이다. 이처럼 하나의 <순수한> 전통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이 케이크는 이 작품 자체 같기도 하다. 미국과 카리브해, 영국, 이탈리아를 오가며 이 소설은 다양한 지리적 배경만큼이나 다채로운 문화를 맛보게 해준다. 특히 카리브해 지역에 대한 활기찬 묘사와 생생한 세부는 그곳에서 자란 작가의 애정과 향수를 짐작하게 한다. 저마다의 색과 향이 깃든 소설 속 낯선 풍경들과, 여러 지역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만들어 내는 화려한 모자이크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즐거움을 가득 선사한다. 하지만 그 속에는 익숙한 감정들이, 누구나 아는 고민들과 생각들이 담겨 있다.
주어진 세계보다 더 큰 세계를 꿈꾸는 커비와 버니,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 사람인지를 끊임없이 자문하는 베니, 자신의 피부색이 자신을 좁은 상자 안에 가두는 것을 거부하는 베니의 오빠 바이런, 역경이 찾아올 때마다 무릎을 꿇기보다는 스스로를 다잡는 엘리너, 이 생생하고도 매력적인 인물들은 서로 아끼고 격려하며 그 힘으로 자기의 삶에 대한, 자신이 몸담은 세상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벼려 나간다. 때로는 친구나 연인인 때로는 가족인 그 관계들은 이 아득한 세계에서 계속 나아갈 수 있는 이유가, 힘이 되어 준다.
『블랙케이크』는 사회가 강요하는 틀에 갇히지 않고 용감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간 여성들의 용기와 우정에 관한 이야기이자, 고난과 실패를 딛고 다시 한번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더 크기에, 막막한 바다로 기꺼이 뛰어드는 이 인물들을 통해 소설은 자신이 과연 누구인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기꺼이 하고자 선택하는 일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한다.
 
 
열린책들
열린책들 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