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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시골을 접수한 메르타 할머니(GODA RÅN ÄR DYRA)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Catharina Ingelman-Sundberg)
최민
열린책들
2023년 12월 05일
연장정 / 504 면
978-89-329-2349-9 03850
북유럽 문학 / 소설
16,800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녀, 노인 강도단의
메르타 할머니가 우리 곁에 돌아왔다

스웨덴의 베스트셀러 작가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의 장편소설 『메르타 할머니의 우아한 강도 인생』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의 네 번째 책으로, 이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2백 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스웨덴 공영 방송 SVT에서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는 사회가 노년층을 비롯한 약자를 취급하는 방식에 불만을 품은 70~80대 노인들이 강도단을 만들어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꿔 나가는 이야기다. 이전 시리즈에서 노인 강도단은 은행을 털고, 요트를 훔치고, 카지노를 휘저으며, 돈을 모아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 하지만 강도질에 너무 익숙해져 자만했던 걸까? 이번 책에서 메르타 할머니는 경찰에게 인상착의를 들키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결국 강도단은 시골에 몸을 숨기기로 한다. 그러나 문 닫기 직전인 학교와 폐업한 가게가 즐비한 거리, 은행과 소방서마저 자취를 감춘 마을의 모습을 보고는, 정부가 방치하고 있는 이곳을 재건하기로 마음먹는다. 경찰에게 쫓기면서도 유쾌한 활약을 멈추지 않는 노인 강도단의 좌충우돌 범죄 행각! 과연 그들은 경찰에게 잡히지 않고 시골을 재건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지팡이를 들고 나선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
그들의 얼렁뚱땅 시골 습격 작전이 시작된다

비록 귀가 먹어 제대로 안 들리고 조금만 걸어도 허리가 쑤시는 80세 전후의 노인들이기는 하지만, 겉모습만 보고 우습게 여겼다가는 큰코다친다. 본래 이들은 지팡이나 비행기가 없으면 거동조차 어려울 정도로 허약한 몸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노인을 함부로 대하는 사회에 화가 나 강도가 되기로 결심한 후부터 매일처럼 체력을 단련했고, 이제는 튼튼한 신체와 더불어 젊은 사람들도 선뜻 엄두 못 낼 일을 나서서 해치워 버리는 과단성도 갖게 되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단단해진 강도단이 시골을 습격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경찰 행색을 하고 트레일러트럭을 단속하는 것이었다. 마을 가게들이 폐업하는 이유가 대형 슈퍼마켓에서만 사람들이 물건을 사기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도단은 차들이 쌩쌩 달리는 위험한 고속 도로로 나가 트럭들을 멈춰 세우고, 무시무시한 벌금을 매긴다. 벌금이 무서운 트럭들은 대형 슈퍼마켓에 물건 납품을 중단했고, 그 덕에 마을 특산물을 파는 가게들이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노인 강도단은 이렇게 작은 가게를 살리는 일부터 시작해, 축제를 벌여 마을을 홍보하고, 문 닫으려는 학교에 ADHD 학생들을 끌어모아 새로운 방식의 강의를 열고, 양과 닭을 몰고 국회 의사당으로 가 시위를 주도하고, 시골을 무시하는 국회 의원들을 납치하기도 한다. 어딘가 엉성하고 막무가내인 구석은 있지만, 노인 특유의 친화력으로 얼렁뚱땅 결국은 일을 성공시키는 강도단의 활약을 읽다 보면 <이 할머니 할아버지 들, 정말 만만치 않네!> 하며 감탄하게 될 것이다.

도시와 시골의 인프라 격차를 꼬집은
현실 반영적 범죄 소설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는 읽는 내내 웃음이 깔깔 터지는 한편으로, 독자들에게 깊게 생각할 거리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이전 시리즈에서 메르타 할머니는 평생 나라에 헌신한 노인들을 홀대하는 스웨덴의 정책을 꼬집으며, 스스로 행복을 찾아 나선 노인 강도단의 모습을 통해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이 소외되는 사회가 변화되어야 할 것을 역설했다.
이번 『얼떨결에 시골을 접수한 메르타 할머니』에서 주장하는 건 시골의 인프라 부족 문제다. 노인 강도단이 도착한 시골 마을, 헴마비드의 모습은 사실 우리나라의 시골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생필품이나 의약품을 살 수 있는 가게와 약국이 문을 닫고, 경찰서나 소방서에 출동 요청을 해도 도착하는 건 한 시간이 넘어서다. 은행 일을 보려면 도시까지 멀리 나가야 하고, 인터넷조차 제대로 터지지 않는다.
<서울 공화국>이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더욱 가슴에 와 닿을 이야기다. 위험한 상황에 처해도 도움받을 길이 없고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아야 하다 보니, 시골을 떠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 결국 마을이 소멸하고 만다. 이런 상황에 정치인들은 시골 마을을 돕기는커녕 다른 도시와 통폐합시켜 편리하게 관리할 생각뿐이다. 우리나라에도 메르타 할머니가 찾아와 한탕 크게 벌여 주면 안 될까? 웃음 사이로 불현듯 드는 이 생각은, 나라의 전통을 간직한 시골 마을을 잃기 전에 그 소중함을 깨달으라는, 저자의 커다란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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