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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Der Proceβ)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열린책들
2011년 12월 20일
B6 양장 / 384 면
978-89-329-1194-6 03850
독일 문학 / 소설
9,800 원
 
 
 

나도 모르는 죄가 나를 잠식한다

그리고 끝내 미완성으로 남은 우리의 운명

나는 사라지고 죄와 굴욕만 남았다

 

어느 날 갑자기 체포된 요제프 K. 그는 영문도 모르는 소송의 이유를 찾아 헤맨다. 하지만 소송을 해결하려면 할수록 자꾸만 더 그 굴레로 속박되어 버리고, K는 혼자 그 미로 속에서 어쩔 줄을 모른다. 제어할 수 없는 꿈을 꾸듯 그렇게 상식과 다른 세계 속에서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곳으로 헤매는 K. 그를 속박한 죄는 그 정체를 철저히 숨기고 기묘한 방식으로 이끌며 K의 어떠한 접근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흐르고 문득 정신을 차린 K는 죄가 자신을 잠식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누군가 요제프 K를 모함했음이 분명하다.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데도 어느 날 아침 체포되었으니 말이다>. 이 작품의 첫 문장이다. 어떤 대비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카프카의 주인공들. 『소송』도 예외가 아니다. 주인공의 상태를 명백하게 드러내는데 거기에는 극단적인 당혹감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이 문장은 마치 탐정소설의 도입부와 같다. 하지만 주인공은 탐정소설 주인공과는 전혀 달리 위기에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엉뚱한 사건 전개를 보여준다. 그렇게 카프카는 손바닥 안의 개미 한 마리처럼 법이라는 거대한 존재 앞에 아무리 발버둥을 쳐봤자 결국은 순식간에 그 존재조차 의심받게 되는 인간의 모습이 아주 시니컬하고 엉뚱하면서도 디테일한 것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드러낸다. 겉모양이 아닌 속에 감추어진 실체를 목격했을 때 얼마나 그 모습은 우스꽝스럽고 한심스러운가. 카프카 문학이 독일 표현주의 문학의 대표로 손꼽히는 이유는 바로 인간 내면에 숨겨진 불안과 절망을 비현실적이면서도 코미디적인 시각으로 백일하게 드러내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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